주옥같은 설레발
서서히 침몰하는 블리자드 본문
블리즈컨 2018은 블리자드 게임을 홍보하고 추후 충성도 높은 게이머들에게 정보와 체험을 주는 자리다. 대회운용은 부가적인 이벤트 행사. 특히 WOW유저들은 고가의 티켓도 마다않고 길드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입장한다.
이번 행사는 특히 마이크 모하임이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회사의 운용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투자자들에 대한 평가의 장이기도 하다.
이번 블리즈컨에서 년도별 행사 시행 이후 처음으로 항의와 야유를 받았다. 그 주인공은 디아블로이다. 정식명칭 디아블로M(임모탈).
이 항의와 야유가 블리자드 회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는 주식만 봐도 답이 나온다. 발표 이후 주식이 15조가 증발했다. 투자자들이 발빼고 싶어할만큼 발표는 개판이었다.
디아블로 시리즈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1996년 1편 발매이후 거의 모든 액션 RPG게임 디아블로1의 영향을 받았다고 봐도 된다.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와 단순한 던전 한개만으로도 게임을 어떻게 완성시키는지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이다. 아이템 형식 또한 근래 액션 RPG의 기초를 다졌다. BGM또한 트리스트럼 BGM은 60일이 걸려서 만든 후 마이크모하임이 만족하여 넣었다는 유명한 이야기도 있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 특유의 음산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는지 알 수 있다.
디아블로2는 필드와 던전개념 같이 넣고 다양한 스킬트리와 속성까지 부여하여 게임성 진화에 선도자적인 역할을 했다. 완벽하게 차별화된 직업구성, 랜돔 아이템 개념을 도입한 것 또한 혁신이었다. 이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매니아를 유지하는 비결이 되기도 한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같이 플레이 하던 이시절이 디아블로의 전성기인듯 하다. 다들 한번쯤은 카우방의 쫄 추억을 가지고 있을거다.
디아블로3는 사실 디아블로2를 이어서 만든 게임이라기 보다는 약간 WOW의 형식을 빗댄 디아블로라 보는게 옳을 듯 하다. 스킬트리며 적들이 사용하는 장판기술 등 뭔가 WOW에서 가져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잘 만든 게임은 확실하지만 디아블로2를 오래경험한 사람이면 실망할 법한 게임류가 되었다. 디아블로 2처럼 다양한 스킬 트리로 무엇인가를 하는게 아니라 패치에 따라 이리저리 따라 갈수 밖에없는 단순화된 스킬을 강요하며 쓸대없는 정복자레벨과 대균열 도전은 정말 시간 낭비스럽다. 차라리 결투장 컨텐츠가 절실하지 싶다.
최근에 발표한 디아블로M을 보자. 유튜브 영상을 보니 어이가 없다. 어디 만달러만 주면 제작가능할만한 시네마틱 영상은 디아블로 1만도 못하다. 인터페이스 설명이라고 보여준건 중국에서 카피본으로 만든 넷이즈꺼 판박이다. 아무내용도 없고 그냥 디아블로 3 모바일 이식버전 그대로이다. 내심 디아블로3 확장팩 or 디아블로4개발소식, 디아블로2 리마스터 등을 기대한 유저들을 멍청이 취급하며 대놓고 "우리도 박스팔아서 돈벌거야!" 하고 선언한 격이다. 야유하자 "핸드폰 갖고 있지 않냐?" 라고 반문한 발표자도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외주제작이란다. 어이가 없다.
블리자드라면 돈이 억매이지 않고 정말로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유저들과 소통하며 게임하며 만든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깨졌다. 정말로 유저들이 원하는게 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블리자드 게임을 하면 누구나 마이크모하임이 그 동안 추구했던 게임을 개발했던 방식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물론 오버워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꾸준히 잘팔리는 게임 있는거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 갈지, 컨텐츠가 언제 고갈될지는 대부분 알고 있다.이대로 가면 점점 뒤떨어지게 될거다. 엑티비젼과 합병 이후 점점 블리자드의 색깔을 잃어가는게 안타깝기만 하다. 스타크래프트1 출시 임박직전 토탈어나힐레이션보고 충격받아서 8개월동안 다시 밤샘개발하여 희대의 역작을 만들어낸 블리자드, 세계 게임 명예의전당에 헌액된 6개 게임 중 하나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만든 블리자드와 지금의 블리자드와는 다른 것 같다.
아주 천천히 물이 차올라 침몰하는 큰 배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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