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옥같은 설레발
삶 접으려던 정두언 “마지막 꿈은 카운슬러” 본문
“내가 악몽을 꾼 건가. ‘여기가 어디지’ 싶더라고. 가죽벨트로 맸는데.”
얼마 전이었다. 그 엄청난 얘기를 정두언(61) 전 의원은 대창을 씹다가 말했다. ‘이 양반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싶어 고개를 들어 쳐다봤다. 어제 본 드라마 얘기를 하는 것보다 담담한 표정이었다.
“힘든 일이 한꺼번에 찾아오니까 정말로 힘들더라고. 목을 맸으니까. 지옥 같은 곳을 헤매다가 눈을 떴어. 한동안은 여기가 어딘지 가늠이 안되더라. 내 딴엔 짱짱한 걸 찾는다고 벨트를 썼는데…, 그게 끊어진 거야.”
그 사연을, 그래서 다시 얻은 삶을 진지하게 들어봐야겠다고 그 때 생각했다. 인터뷰의 취지를 듣더니 정 전 의원은 대뜸 말했다. “지금까지 한 인터뷰 중에 제일 어렵겠네요.” 그리곤 이렇게 말을 이었다. “하긴, 내가 드라마틱하게 살긴 했지.”
-맞다. 정권을 만들었고, 음해 당했고, 감옥에 갔고, 무죄로 풀려났다. 거기가 끝인 줄 알았더니, 그 이후가 더 극적이다.
“모 신문사 주필이 예전에 그러더라고. ‘이 양반은 정치를 무슨 드라마처럼 해.’ (웃음) 맞는 말이긴 하다. 지금 생각하면 (정치 말고) ‘쇼 PD’를 했으면 잘 했을 것 같다. 적성에 맞거든. 그런데 우리 때는(정 전 의원은 57년생이다) 공무원이 되거나, 은행 아니면 대기업 이런 데 들어가는 것만 꿈 꿨지, 기자나 PD 될 생각은 못했다.”
“세상에 나오니까 점점 도루묵이 되더라(웃음). 나를 기다리는 건 배신이었다. ‘이제 정두언은 끝났구나’ 생각했던 사람들이 등을 돌렸다. 평온이 깨지고 분노와 증오가 서서히 생겨났다.”
그는 허무하게 웃었다. 하기 쉽지 않은 얘기를, 어렵지 않게 하면서.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경험이 준 것은 무엇인가.
“치유하는 삶. 그래서 카운슬링(심리상담)을 배웠다. 인터넷 강의로 올해 초에 자격증도 땄다. 심리 상담사와 분노조절장애 상담사. 앞으로 임상 수련도 할 거다. 칠십 이후 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카운슬러를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 카운슬링을 하다 보면 자기 자신도 스스로 카운슬링이 되거든. 나도 치유하고 남도 치유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나만큼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본 사람이 드물지 않나. 그런 만큼 상담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와대 초강경 ' 일본 작정하고 선전포고, 피할수 없는 한판대결 ' (0) | 2019.07.16 |
---|---|
이명박이 보석으로 풀려나있는 중 정두언씨 죽음이라 (0) | 2019.07.16 |
아베 지지율 폭락이유.txt (0) | 2019.07.15 |
'장자연 성추행 혐의'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씨 징역 1년 구형 (0) | 2019.07.15 |
러시아 불화수소 가장 재미있을 시나리오 (0) | 2019.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