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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같은 설레발

한국 사회가 병들어가는 근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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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병들어가는 근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author.k 2025. 1. 6.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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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병들어가는 근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무너진 신뢰를 교묘히 이용해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기득권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법과 제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뒤틀어 쓰면서, 결국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더욱 힘겹게 만들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한층 뜨거워져야 할 시점에, 사실상 투자자들의 염증만 더해가는 꼴입니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결국 이익은 소수에게 돌아가고 대가를 치르는 것은 늘 그렇듯 ‘개미’들이지요. 여기에 최근 기승을 부리는 분할상장 흐름은 눈 뜨고 주식을 사도 현혹당하기 쉬운 환경이 되었음을 재차 증명합니다. 분할된 신주가 시장에 풀리고, 경영진은 그 과정에서 원하는 건 챙길 대로 챙긴 뒤 기존 주주들에게는 그저 “네 몫은 이제 줄어들었다”라고 통보할 뿐입니다.

개미들이 서서히 지쳐 빠져나가자, 오히려 국장에서 ‘장난질’을 더 치기 좋은 빌미가 만들어진 모양새입니다. 작전 세력들이나 일부 기업들은 “어차피 소액주주는 언제든 잘라낼 수 있다”는 식의 편의적 사고방식에 물들어 있습니다. 어떻게든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든, 혹은 경영권 지분을 무력화시키든, 소위 ‘갈라치기 전술’은 점점 정교해지고 노골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 모든 판이 돌아가는 핵심 배후에 사법·법률 구조가 빼놓을 수 없다는 사실이 또렷해집니다. 이미 “사기꾼의 형벌이 가볍고, 변호사들은 그들의 거액 수임료를 바라며 판검사들도 내심 이득을 공유한다”는 지적은 이제 음모론이 아니라 거의 공공연한 비밀에 가깝습니다. 금융범죄의 처벌 수위는 턱없이 낮고, 초래되는 피해액은 어마어마하지만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판결이 반복됩니다. 김앤장 같은 대형 법무법인에 막대한 수임료가 흘러들어가면, 겉으로는 준엄한 법이 실질적으로는 ‘사업 모델’화되어 버리는 꼴이지요. 결국 법조 카르텔의 돈잔치 속에서 기업의 금융사기나 주가조작 행위는 허리 굽혀 인사받으며 가벼운 형량을 얻어내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양민들이 짊어집니다.

이러한 전문직 권력층의 카르텔은 결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조선 시대부터 내려오는 소수 벼슬아치들의 부정부패와 연줄공화국이, 근대와 현대를 거쳐 금융시장까지 그대로 이어졌을 뿐입니다. 상황이 답답하다 못해 피가 끓어오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자칫 사회적 분란을 조장하는 사람으로 몰리기 싫어, 혹은 내가 그 특권층에 하나라도 끼어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사람들은 ‘혁명’이라는 단어조차 꺼내기 꺼립니다. 결국 대다수가 소시민으로 남아 ‘나 하나라도 잘살자’는 데 몰두하고, ‘죽창’ 드는 순간에는 이미 늦었을 때가 대부분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해야 할 것은, 권력을 가진 이들이 늘 악착같이 붙들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바로 ‘대중의 믿음’을 지렛대로 삼는 능력이라는 점입니다. 법원은 만인에 평등할 것이라는 환상, 의사는 환자의 안녕만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믿음, 기업은 투자자를 보호할 것이라는 기대, 대학입시는 공정하다는 담론—이 모든 ‘당연한 신뢰’는 사실상 쉽게 뒤집히곤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거대한 허점을 마치 신앙처럼 붙들고, 그걸 근간으로 움직이는 체계에 순순히 종속됩니다. 그러니 주가조작, 분할상장, 편법 승계 등의 수법을 써먹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수밖에요. 전문직 권력층이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갑을유착’ 하는 동안, 일반 국민의 신뢰자본은 박살나고 있습니다.

역사는 실제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늘 역사를 잊어버립니다. 무언가 새롭고 창의적인 악행이 벌어지는 것 같아도, 유형 인식의 관점에서 보면 똑같은 구조가 또 돌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고려아연 유상증자 사태에서 불합리함을 느꼈다면, 분할상장으로 주주가치 희석을 당했다면, 이제 그 본질을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기업 경영진부터 법률·사법 카르텔까지 거미줄처럼 얽힌 이 구조가 왜 변하지 않을까—결국 그들은 서로 담합해 특권을 공고히 하고, 개미들은 지치고, 잊어버리고, 또다시 당하기 때문입니다.

선례가 없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 거대한 ‘고인 물’을 깨지 않고는 제2, 제3의 고려아연 유상증자, 분할상장, 주가조작이 언제든 나타날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의 저신뢰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테니, 개인 투자자나 일반 국민으로서는 더욱 냉정한 분별력과 깨어있는 감시가 절실합니다. 결국 이 판에서 진짜 무기를 쥐고 있는 것은 ‘전문직 벼슬아치’들의 결탁이 아니라, 모든 것을 움직이는 돈의 흐름과 그 돈을 감시할 깨어있는 대중의 권리의식일 테니까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우리가 겪는 사태가 지난 역사의 반복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것은 언제나 그 유형을 먼저 꿰뚫고, 그 허점을 무너뜨릴 수 있는 ‘다수의 저항’이었습니다.

결국 지금 한국 사회가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는,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법과 제도를 공정하게 적용하고, 여러 분야에서 만연한 카르텔과 담합,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는 정책을 마련하여 기득권층의 입맛대로 낭비해버린 신뢰자본을 복구하는 길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거대한 이해관계의 틀 속에서도 사람들이 서로 믿고 기대어 살아갈 수 있어야, 진정한 발전과 번영이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저신뢰의 심각한 대가를 더 이상 치르지 않도록, 이제는 신뢰사회를 복구하는 데에 모든 정책과 의지를 집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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