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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같은 설레발

알츠하이머병 일으키는 '불량 단백질', 왜 생기는지 알아냈다 본문

리빙

알츠하이머병 일으키는 '불량 단백질', 왜 생기는지 알아냈다

author.k 2021. 9.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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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핵생물의 유전 형질(유전자 정보)은 세포핵에 DNA 형태로 저장돼 있다.

DNA의 유전정보가 실제로 쓰이려면 먼저 '전령 RNA(mRNA)'로 전사돼야 한다.

그러면 이 정보를 푸는 능력을 갖춘 리보솜이 나서 전사된 코드에 맞는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이 기제가 돌아가는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어찌 보면 단백질 합성 자체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단백질이 올바른 형태로 접히려면 이 속도가 적절히 조절돼야 하기 때문이다. 속도 조절에 이상에 생기면 단백질에 구조적 결함이 생긴다.

이렇게 잘못 접힌 단백질은 미세한 덩어리로 뭉쳐 세포 독성을 띠거나 신경 질환의 원인 물질이 된다.

스위스 제네바대(UNIGE) 과학자들이 리보솜의 단백질 합성 속도가 어떻게 조절되는지 밝혀냈다.

이 발견은 장차 변형된 단백질이 뭉쳐서 몸에 해롭게 작용하는 걸 막는 치료법 개발의 열쇠가 될 거로 기대된다.

노인성 치매의 주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이나 루게릭병(ALS·근위축성 측삭 경화증) 같은 신경 퇴행 질환은 모두 잘못 접힌 단백질에서 비롯된다.

제네바대 의대의 마르티네 콜라르트(Martine Collart) 미생물학 분자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저널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은 콜라르트 교수는 "단백질 합성 속도가 필요에 따라 빨라지거나 느려진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다"라면서 "하지만 이 메커니즘이 어떻게 제어되는지는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리보솜 프로파일링(ribosome profiling)'이라는, 아직 잘 알려지진 않았어도 매우 혁신적인 기술을 이용했다.

이 기술을 쓰면 원하는 시점에 리보솜의 세포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첫 단계는, 리보솜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모든 RNA를 분해해 리보솜의 보호를 받은 RNA 조각(RPFs)만 걸러내는 것이다.

그런 다음 이들 조각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mRNA 위에 얼마나 많은 리보솜이 있는지 확인하면 리보솜의 번역, 다시 말해 리보솜이 mRNA의 유전 정보를 풀어 단백질을 생성하는 속도와 효율성을 알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연구팀은 자연에 존재하는 효모균(yeast)과 유전자를 조작한 효모균을 모델로 단백질 합성 속도를 관찰했다.

유전자 정보에 의존해 나타날 수 있는 속도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합성 과정에서 RNA와 초기 단백질(nascent protein)의 미세 응축물이 세포 내에 나타나, 리보솜의 단백질 합성 속도를 떨어뜨리는 기능을 했다.

이 응축물의 형성은, 감속기처럼 작용하는 조절 인자(regulatory factor)의 존재 여부에 따라 달라졌다.

예컨대 이 조절 인자가 엉뚱한 위치에 발현하면 합성 속도가 맞지 않아 단백질의 응집(凝集))으로 이어졌다.

어려운 문제는, RNA와 초기 단백질의 응축으로 리보솜의 번역 속도를 떨어뜨리는 조절 인자가 언제 리보솜에 관여하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나이가 들어 신경 퇴행 질환이 진행될 때 이 조절 메커니즘이 손상되느냐는 질문도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다소 유보적인 결론을 내렸다.

하나에 또 하나가 추가되는 식으로 작은 교란들이 오랜 시간 쌓이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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