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 역대급 러시아 월드컵 조추첨 신태용 박지성 재밌게 보는 법

1. 러시아는 A조 1번 자리 확정입니다. B1번부터 H1번까지 나머지 톱시드 7개국의 조추첨이 먼저 진행될텐데요. 보통 사람들은 이 추첨은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독일, 브라질 등 조 1위가 유력한 역대급 강팀들은 조별 예선 상대국 추첨만큼이나 톱시드 추첨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여기에 따라서 토너먼트 대진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토너먼트 대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조 1위로 올라간다고 가정하면 A,C,E,G조 1위가 8강 한 쪽 대진을 구성하게 되고, B,D,F,H조 1위가 다른 쪽을 구성하게 되어 있습니다.(물론 조 1,2위는 바뀔 것이고 16강에서도 의외의 결과가 나오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즉, 만약 독일이 B조에 편성됐다면.. 독일은 가슴 떨리는 심정으로 D조의 톱시드 팀이 누구인지 지켜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팀과 8강에서 붙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D조 1번이 폴란드다. 그러면 만세를 부를 것이고, 브라질이 D조에 배정되면 아쉬워할 것입니다. 추가로 A,B,C,D조에 스페인이 배정되지 않는다면 적어도 8강까지는 스페인과 붙을 일이 없을 것입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죠. 개최국으로서 16강은 기본, 8강 이상을 노릴텐데 A조 뿐만 아니라 B조의 상황도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고, 추가로 C,D조의 조편성도 유심히 살펴볼 것입니다.

2. 역대급 개막전을 러시아랑 어느 팀이 할 지도 지켜봅시다. A2 자리에 한국이 들어가는 상상도 해봅니다.

특히 러시아 입장에서는 2번 포트를 뽑을 때 가슴이 조마조마 할 겁니다. 제발 스페인만 피해라. 페루면 최상이다. 이렇게 기도하겠죠.
2002 월드컵에서 우리 조에 포르투갈이 뽑힐 때를 상상해보시면 됩니다. 환호하게 될 지 절망하게 될 지 지켜봅시다.
개인적으로 02 때처럼 톱시드 입장이 되어서 하나하나 자기 조 팀을 보는 재미를 느끼고 싶지만 4포트 입장에서는 이미 세 팀씩 짜여지고 나서 거기에 찾아 들어가게 되니 좀 흥미가 떨어져서 아쉽긴 합니다.

3. 피파 랭킹으로 포트를 정했기 때문에 대륙별 안배에 신경써야 합니다.따라서 뽑힌 나라가 저 뒷 조로 밀리는 역대급 경우도 자주 생깁니다.

B,C조에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있습니다. B조 차례에 페루가 뽑히면 페루는 B,C가 아니라 D조에 배정됩니다.즉 이러한 상황에서는 D조팀은 높은 확률로 남미팀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죠.

이란이 E조면 E조 차례에 뽑힌 아시아 팀은 자동적으로 F조로 가게 됩니다.만약 G,H조에 세네갈, 이집트가 자리잡고 있다면 F조 추첨에서 한국이 뽑히더라도 한국은 G조로 갈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이지리아, 모로코가 남아있다면 G,H에 못 가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을 알고 보면 4포트 추첨 때 한국이 들어갈 조가 미리 예상되는 상황이 나옵니다.

4. 모든 팀들의 공통적인 바람은 제발 스페인을 피해라일겁니다.
3포트에서는 유럽 팀들을 피하고 제발 이란. 이런 생각을 할 터이고
4포트에서는 제발 아시아 팀. 이렇게 생각할겁니다.

3포트 이란은 4포트에서는 무조건 나이지리아, 모로코, 세르비아, 파나마 중 하나를 만납니다. 세르비아를 만나면 최악이고 파나마를 만나기를 두 손 모아 빌게 될 겁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조에 죽음의 조가 당첨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브라질-유럽-유럽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나이지리아가 들어가면 죽음의 조 완성. 4포트 세르비아가 들어가는 조도 죽음의 조가 가능합니다.

5. 과연 나이지리아가 또 역대급 아르헨티나를 만날 지도 궁금합니다.

94 월드컵 -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그리스 나이지리아
98 월드컵 - 스페인 불가리아 파라과이 나이지리아
02 월드컵 -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
10 월드컵 - 아르헨티나 그리스 한국 나이지리아
14 월드컵 - 아르헨티나 보스니아 이란 나이지리아

한 번 빼고는 모두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였네요.

6. 한국의 역대 조편성을 보면 기가 막히게 안 걸려본 조에 찾아들어가는 역대급 패턴을 보였습니다. 86부터 A-E-C-E-D-G-B-H 조에 편성이 됐는데 딱 하나.

F조만 남았습니다. 과연 이번에 F조에 찾아들어갈지가 궁금합니다.
또 역대 강팀 중 브라질과 잉글랜드를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한국은 톱시드 국도 골고루 만난 편이라 이번에는 진짜 저 둘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3시드는 누구랑 붙더라도 첫 만남입니다.

7. 조 편성이 완료되면 이제 한국의 경기 시간을 봅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도시별 시차가 있기 때문에 혼란 방지를 위해서 시간을 일률적으로 정해놓았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유럽 시청 시간에 맞춰 시간을 좀 늦추었다는 것이죠.

우리 시간으로 21:00, 00:00, 03:00 이 세 타임으로 거의 고정시켜 놓았습니다.
03:00시 경기가 있으면 보기 불편하죠.
한국 입장에서 최상의 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C2에 들어가면 최상입니다.

피해야 할 팀으로 톱시드는 독일, 브라질 2시드는 스페인, 잉글랜드, 멕시코 3시드는 덴마크, 스웨덴을 꼽습니다.

톱시드야 그렇다 치더라도 2,3시드에서 저 팀들을 만난다면 최악입니다. 특히 3시드 추첨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유럽 팀이 아니라 이집트, 세네갈, 튀니지, 코스타리카를 만나는 게 훨씬 좋습니다.

2014 월드컵의 악몽 때문인지 어느 조에 걸려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래도 조추첨은 무척 중요합니다. 기대됩니다.